Collecting Data/Romace Book

붉은 비단보 - 권지예 장편소설

로설마니아 2016. 12. 22. 11:30
반응형



붉은 비단보 中..

 

인생 일장춘몽이라 했지.  

한바탕 나쁜 꿈을 꾼 거야. 이번 생을 어차피 목숨 끊어 하직 못할 바에야 나머지 날을 새롭게,

새날을 열듯 살자. 부모의 뜻을 받들자. 그게 뭐 어려운 일이가. 그래. 혼인, 할 수 있다.

사내에 대해 이제 더 이상 마음을 두는 일은 없을 것이다.

한사내의 지어미로서의 삶, 개의치 않겠다. 아니 여인을서 살아내야 할 삶, 보란듯이 잘 살아내겠다.

아내든 어머니든 며느리든 딸이든. 그게 우주의 원리고 이치라면 따르리라.

또한 하늘의 뜻이라면. 누구보다 완벽하게 살아내주리라.

하지만 내 마음을 거기에다 묶어두지는 않을 것이다. 누구든 내 마음을 함부로 할 수는 없다.

내 마음은 내것이다.

나는 나, 내 마음의 주인은 나다. 온갖 생명 가진 존재들 중에서 인간만이 으뜸가는 지각을 가지고 있지 않은가.

나는 자유로울 것이다.

나는 결국 이 우주 안에 혼자이다. 그러니 이 우주 안에서 홀로 자유로이 노닐 것이다.

삶을 조롱하든 숭배하든.



찬란한 천개의 태양은 마리암과 라일라를 중심으로 한 아프간 여성의 이야기였다면

붉은 비단보는 항아와 초롱이, 가연의 재주많은 조선 여성의 이야기입니다.

나이와 시간과 계절과 그림그리듯이 자연스러운 물결처럼 단아하게 읽어내려갔습ㄴ디ㅏ.

소소하고 아름다웠습니다. 담담하고 소탈하게 음미하듯 읽을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.

가슴이 절절하고 먹먹하기도 했으나 인생의 부귀영화가 덧없이 사라짐을 어찌할까요?

 

반응형